창작와 감상

예전부터 느꼈지만 창작과 감상은 항상 같이 붙어 있는 거 같다. 감상을 하면서 강렬한 느낌을 받아 창작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계속 컨텐츠를 구경하는 것으로는 아주 작은 것 하나라도 만들 수 없다는 슬픈 사실을 서서히 알게 되었다. 이 시대는 우리에게 계속 누군가 만든 것을 구경하기 좋은 환경을 주었다. 내가 만든 하찮은 것보다 수많은 사람들이 재미있는 것들이 널려 있기 때문에 그것들을 감상하기 바쁘다. 첫번째 문장과는 반대로 내가 소설책을 많이 읽는다고 해서 소설책 많이 안 읽는 다른 사람보다 소설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아니다. 창작은 다른 세계이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만들어도 반응도 없는 나에게도 창작의 고통이 생각보다 엄청 크다. 오늘 친구랑 카톡으로 이야기하다가 친구가 나에게 의미 있는 말을 했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내가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큰 것을 해야 하기 때문에 내가 고통스럽다는 것이다. 그 친구도 항상 익숙한 일을 하면서 조금 부담스러운 일을 할 때 몹시 긴장된다는 이야기를 하며 나에게 네가 하는 일이 네가 할 수 있는 것보다 크냐는 질문을 했다. 사실 외부에서 보면 전혀 큰 일은 아니지만 나는 항상 내게 주어진 일이 대부분 크다고 생각해서 이건 쉬워 이런 것은 하나도 없고 항상 꾸역꾸역 하면서 스트레스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어떠한 뱡향으로 나가야 할까. 나는 잘해 이런 결론으로 가고 싶지 않다. 또 나는 못하지만 최선을 다해 이런 것도 자기 연민 같아서 싫다. 이것도 싫고 저것도 싫다. 하지만 나는 매번 되풀이되는 이런 종류의 고민을 피하거나 질리다는 이유로 그만두지 않을 것이다. 그 고민의 끝까지 가보고 싶기도 하고 답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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